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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독결과 후속초치가 없는 농구

by 라쿤시티 2024. 10. 8.

2024 DB손해보험 KBL 컵대회가 10월 6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개막했다. KBL 10개 구단과 국군체육부대 등 총 11개 팀이 참가해 치열한 승부를 펼치고 있다.

비디오 판독의 변수

KBL은 2024~2025 시즌을 맞아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그중에서도 유재학 KBL 경기본부장은 “비정상적인 판정을 정상화하겠다”며, 특히 몸싸움에 관련된 파울을 더욱 관대하게 불겠다고 예고했다. 이런 변화가 선수들에게 몸싸움을 이겨낼 힘을 길러줄 거라는 기대도 덧붙였다.

판정 변화의 대표적인 사례는 ‘파울 챌린지’다. 팀의 감독이 자신의 팀에 선언된 개인 파울에 대해 비디오판독(IRS)을 요청할 수 있다. 이 챌린지는 4쿼터와 연장전에만 1회 사용할 수 있으며, KBL이 경기의 결정적인 순간에서 판정을 더욱 정확하게 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또한, 주심이 비디오 판독 결과와 파울 챌린지 결과를 직접 발표하는 새로운 시스템도 도입됐다. 첫 파울 챌린지는 삼성의 김효범 감독이 활용했으며, 이를 맡은 조철휘 심판은 “삼성 5번 이원석 선수의 파울로 확인됐습니다. 경기는 그대로 진행됩니다”라고 관중에게 발표했다.

심판이 마이크를 잡고 판정에 대해 직접 설명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팬들에게 판정 과정을 직접 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팬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예를 들어, 10월 5일 고양 소노와 울산 현대모비스의 경기에서 벌어진 상황을 보자. 소노의 정희재가 핸드-오프 플레이를 시도했는데, 이정현과 현대모비스의 김국찬이 볼을 다투다가 루즈볼이 발생했다. 심판진은 이 상황에서 ‘하프 코트 바이얼레이션’을 불렀다. 이정현은 김국찬의 손에 볼이 맞았다고 주장했고,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을 진행했다.

비디오 판독을 통해 주심은 “정상적인 플레이로 판정됐습니다”라고 발표했고, 소노의 공격권을 인정했다. 하지만 ‘정상적인 플레이’가 무엇인지 구체적인 설명은 부족했다. 관중들은 이 상황을 바로 이해하기 어려웠고, TV나 모바일로 경기를 보던 팬들도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또 다른 사례는 10월 6일 부산 KCC와 수원 KT의 경기에서 나왔다. KCC의 디온테 버튼은 KT 문성곤과의 백다운 플레이 후, 심판에게 항의하면서 문성곤의 팔꿈치 사용을 지적했다. 그러나 심판진은 버튼의 항의에도 경기를 중단하지 않고 KT의 속공을 이어갔다. 결국, 최준용의 파울이 선언된 후에야 비디오 판독이 이루어졌고, 판정 결과 버튼에게 U파울이 선언되었다.

이때도 비디오 판독 결과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 심판은 버튼의 비신사적인 행위를 지적했지만, 그에 따른 조치는 장내 아나운서가 설명했다. 팬들은 그제야 버튼의 파울로 인해 문성곤이 자유투 2개를 던지게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TV나 폰으로 경기를 시청한 팬들은 이 설명을 놓쳤을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문성곤의 자유투 후에 틸먼이 추가 자유투를 던진 장면은 많은 팬들에게 의문을 남겼다. 대부분의 관중이 버튼의 행동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최준용의 파울로 인한 틸먼의 자유투가 진행된 이유를 잊었을 가능성이 높다.

심판의 비디오 판독


KBL 심판들은 이번 시즌부터 비디오 판독 및 파울 챌린지 결과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는 팬들에게 경기 규칙을 명확히 전달하려는 좋은 의도에서 비롯되었지만,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있다. 판독 결과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후속 조치까지 명확히 설명해야 팬들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참고할 만한 사례로 NFL(미식축구리그)이 있다. NFL 심판들은 경기 중 플래그를 던진 후, 마이크를 통해 파울 이유와 그에 따른 조치를 명확하게 설명한다. 이를 통해 경기장을 찾은 관중뿐 아니라, TV로 시청하는 팬들까지도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결론


농구는 빠르고 긴장감 넘치는 경기지만, 비디오 판독이나 파울 챌린지가 진행되는 동안 팬들은 이 긴장감을 잠시 내려놓아야 한다. 판정 과정이 길어지면 경기가 주는 박진감도 흐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KBL 심판진도 이제 막 마이크를 잡고 설명을 시작한 단계다. 경기 내내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설명이 서툴 수 있다. 하지만 팬들이 판정 과정을 기다리는 동안, 그 결과와 후속 조치까지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KBL 경기본부와 심판진이 “Fan First”를 외치는 만큼,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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